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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레거시, 액션, 결말)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2022년 개봉한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1993년 쥬라기 공원에서 시작된 30년 프랜차이즈의 공식 피날레입니다. 관객 283만 명을 동원했지만 평점은 6.78에 머물렀습니다. 저도 극장에서 직접 봤는데, 박수와 탄식이 동시에 나오는 묘한 영화였습니다.

레거시 캐릭터의 귀환, 반가움과 설렘 사이

혹시 1편의 엘리 새틀러, 앨런 그랜트, 이안 말콤을 기억하시나요? 도미니언은 이 세 사람을 단순한 카메오(cameo), 즉 잠깐 얼굴을 비추는 깜짝 출연 방식이 아니라 서사의 중심축으로 끌어들입니다. 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을 때, 샘 닐이 처음 등장하던 장면에서 객석 여기저기서 작은 탄성이 나왔습니다. 그 반응 자체가 이 영화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은 레거시 시퀄(legacy sequel)이라는 방향성을 택했습니다. 레거시 시퀄이란 오리지널 시리즈의 세계관과 주인공들을 그대로 계승하되, 새로운 캐릭터와 공존시키는 속편 방식을 뜻합니다. 스타워즈의 깨어난 포스, 탑건 매버릭과 같은 전략이지요. 이 방식이 가장 잘 통할 때는 두 세대가 서로를 보완하며 시너지를 낼 때인데, 도미니언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엘리 새틀러와 앨런 그랜트가 바이오신(BioSyn)에 잠입하고, 이안 말콤이 내부 정보를 흘리면서 현재의 주인공 오웬, 클레어와 결국 한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반갑기는 했지만, 솔직히 두 팀이 합류하기까지의 과정이 다소 작위적이었습니다. 우연이 우연을 낳는 전개가 이어지면서 "이게 30년 프랜차이즈의 마지막이 맞나?" 싶은 순간도 있었거든요.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평론가 점수가 관객 점수보다 훨씬 낮게 나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액션 시퀀스, 무엇이 기억에 남는가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진짜 볼 만한 액션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주저 없이 몰타 도심 추격전을 꼽겠습니다. 아트로키랍토르(Atrociraptors)가 오웬을 추격하는 이 시퀀스는, 폐쇄된 테마파크라는 기존 공간적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 인간의 생활 터전 한가운데 공룡이 존재한다는 설정을 가장 강렬하게 구현해냈습니다. 골목과 도로, 시장을 가로지르는 속도감은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만한 장면이었습니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는 고생물학적 고증(palaeontological accuracy), 즉 화석과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생물의 모습을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재현하는 시도가 돋보였습니다. 깃털 달린 공룡 피로랍토르(Pyroraptor)의 등장이 대표적입니다. 기존 시리즈의 공룡 이미지가 파충류에 가까웠다면, 도미니언은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해 일부 수각류(theropod), 즉 두 발로 걷는 육식 공룡 계열에 깃털을 입혔습니다. 이 부분은 평론가로서 찬사를 보내고 싶은 지점이었습니다.

기가노토사우루스(Giganotosaurus)의 위용도 압도적이었습니다. 기가노토사우루스는 백악기에 실제로 존재했던 대형 육식 공룡으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rex)에 맞먹거나 더 크다고 알려진 개체입니다. 클라이맥스에서 기가노토사우루스와 티렉스가 맞붙는 장면은 이 시리즈가 왜 극장에서 봐야 하는 블록버스터인지를 다시금 증명했습니다. 다만 그 장면이 너무 짧게 마무리되어 아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도미니언의 액션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개별 시퀀스의 완성도는 높지만, 전체적인 밀도가 고르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편집의 문제라기보다 이야기 구조 자체가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한 탓이 큽니다.

  1. 몰타 도심 추격전 — 시리즈 최고 수준의 속도감과 현실감
  2. 바이오신 보호구역 침투 시퀀스 — 첩보 액션과 공룡의 조합, 신선하지만 낯섦
  3. 기가노토사우루스 vs 티렉스 최종 대결 — 압도적 스케일, 다소 짧은 마무리
  4. 피로랍토르 빙하 추격 — 고증 면에서 인상적이나 서사 흐름에서 다소 이탈감

결말이 남긴 질문, 공존은 가능한가

도미니언의 결말은 공룡과 인간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습으로 끝납니다. 헨리 우 박사가 유전자 조작 메뚜기 사태를 해결하고, 바이오신의 음모가 폭로되며, 블루의 새끼 베타가 무사히 돌아오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언뜻 해피엔딩처럼 보이지만, 저는 이 결말이 오히려 가장 큰 의문을 남긴다고 생각합니다.

극의 핵심 갈등을 이끈 것이 공룡이 아니라 유전자 조작 메뚜기라는 점, 눈치채셨나요? 이 설정은 생물다양성 교란(biodiversity disruption), 즉 특정 종의 유전자 조작이 생태계 전체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현상이라는 개념을 다루고 있습니다. 분명 의미 있는 주제이지만, 관객들이 극장에 기대하고 온 것은 공룡과 인간의 원초적인 긴장감이었습니다. 공룡이 배경으로 밀려나고 기업의 음모가 전면으로 나오는 순간, 시리즈 특유의 경외감이 상당 부분 희석되어버렸습니다.

공존(coexistence)이라는 결말의 방향성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존이란 서로 다른 존재가 같은 공간에서 갈등 없이 함께 살아가는 상태를 뜻합니다. 그런데 영화는 공존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 과정에서 인간 사회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깊이 다루지 않습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오랫동안 연구해온 인간-야생동물 공존 문제는 현실에서도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도미니언은 그 무거운 질문을 꺼내놓고 정작 철학적으로 파고들기보다 화려한 액션 뒤에 묻어버렸습니다. 과유불급의 마침표, 라는 평가가 가장 적확하다고 봅니다.

결국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30년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충분한 스케일과 향수를 갖췄지만, 그 무게를 온전히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짊어졌습니다. 레거시 캐릭터의 귀환이 반갑고, 몰타 추격전이 짜릿하며, 기가노토사우루스가 압도적이었다면, 그것만으로도 한 번쯤 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쿠팡 플레이에서 현재 감상할 수 있으니, 시리즈 1편부터 순서대로 다시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곧 공개될 리부트작 쥬라기 월드: 리버스를 앞두고 복습 차원에서 보기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