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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 (줄거리, 등장인물, 감동포인트)


아이와 함께 주말 저녁을 보낼 영화를 고르다가 결국 다시 꺼내 든 작품이 있습니다. 2017년 개봉한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의 <원더>입니다. 처음 봤을 때도 울었는데, 두 번째도 어김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선천성 안면기형을 가진 10살 소년 어기의 이야기가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원더 줄거리, 어기의 첫걸음이 뭉클한 이유

혹시 아이를 처음 유치원에 데려다 주던 날을 기억하십니까? 그 문 앞에서 발을 떼지 못하던 아이 뒷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한 분이라면, 어기가 처음 학교 정문 앞에 서는 장면이 남다르게 다가올 겁니다. 저도 매일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사람으로서, 그 장면은 단순한 영화 속 에피소드가 아니라 실제 제가 수도 없이 목격해 온 장면과 겹쳐 보였습니다.

어기(제이콥 트렘블레이 분)는 트리처콜린스 증후군(Treacher Collins Syndrome)과 유사한 선천성 안면기형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트리처콜린스 증후군이란 얼굴 뼈와 조직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 유전 질환으로, 눈 아래 광대뼈 부위와 턱, 귀 등에 구조적 차이가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어기는 이 외모 때문에 늘 우주선 헬멧을 쓰고 다니며 세상의 시선을 피해왔고, 할로윈을 크리스마스보다 더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나마 헬멧 속에 숨어 있으면 모두와 같아질 수 있으니까요.

엄마 이사벨(줄리아 로버츠 분)과 아빠 네이트(오웬 윌슨 분)는 고민 끝에 어기를 학교에 보내기로 결심합니다.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부모의 마음. 제가 교사이기도 하고 부모이기도 해서 그런지, 이 결심 하나가 얼마나 큰 용기였을지 충분히 느껴졌습니다. 처음 학교에 간 어기는 예상대로 시선을 받고, 친구들의 무심한 말에 상처를 입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어기가 어떻게 그 시선을 돌파하는지가 이 영화의 핵심 서사(Narrative)입니다. 서사란 이야기가 전개되는 흐름과 구조를 뜻하는데, 이 영화는 그 흐름을 단 하나의 시점이 아닌 여러 인물의 눈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원더 등장인물, 어기 주변 사람들이 더 입체적인 이유

원더를 한 번만 보신 분이라면 어기의 이야기에 집중하셨을 텐데, 혹시 누나 비아의 서사를 주의 깊게 보셨습니까? 저는 두 번째 감상에서 비아(이자벨라 비도빅 분)의 장면에 더 마음이 갔습니다. 동생을 사랑하면서도, 온 가족의 관심이 어기에게 쏠리면서 혼자 외로움을 삼켜야 했던 비아의 감정은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전달됩니다.

이 영화의 가장 뛰어난 서사 구조는 바로 다시점 서술(Multiperspective Narrative)을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다시점 서술이란 하나의 이야기를 여러 인물의 관점에서 교차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독자나 관객이 각 인물의 내면을 보다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기법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어기뿐 아니라 잭 윌(노아 주프 분)이 왜 어기를 배신했다가 다시 돌아오는지, 비아의 절친 미란다가 왜 그토록 거리를 뒀는지까지 이해하게 됩니다. 악인이 없는 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든 인물이 각자의 무게를 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방식이 참 성숙합니다.

원더 등장인물의 면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어기(제이콥 트렘블레이): 선천성 안면기형을 가진 주인공. 위트 있고 호기심 많으며 스타워즈를 사랑하는 10살 소년.
  2. 이사벨(줄리아 로버츠): 어기의 엄마. 아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묵묵히 곁을 지킨다.
  3. 네이트(오웬 윌슨): 어기의 아빠. 유쾌한 성격으로 가족의 분위기를 이끈다. 어기의 헬멧을 숨긴 장본인으로 결말에서 밝혀진다.
  4. 비아(이자벨라 비도빅): 어기의 누나. 동생 그늘에 가려진 자신의 감정을 조용히 감내하며 성장한다.
  5. 잭 윌(노아 주프): 어기의 친구. 선한 마음과 또래 압박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어기 편에 선다.
  6. 썸머(밀리 데이비스): 어기에게 먼저 다가온 친구. 이 영화에서 가장 담백한 선의를 보여주는 인물.

특히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연기는 특수분장(Special Makeup Effects, 실리콘이나 라텍스 등의 재료로 배우의 외모를 변형하는 메이크업 기술) 뒤에서도 눈빛 하나로 감정을 전달합니다. 제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얼굴의 반 이상이 분장으로 덮여 있는데도 어기의 두려움과 기쁨이 고스란히 느껴졌거든요. 아역 배우의 연기가 이 정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로 처음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원더 감동포인트, 이 영화가 오래 기억되는 진짜 이유

영화를 보고 나서 가족들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나라면 어기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있었을까?" 이 질문 하나가 식탁 위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더의 감동이 오래 남는 이유는 단순히 어기가 불쌍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영화 속 브라운 선생님이 칠판에 적어주는 격언(Precept, 프리셉트)이 그 핵심입니다. 프리셉트란 삶의 지침이 될 만한 짧은 교훈적 문장을 뜻하는데, 영화에서 선생님은 매달 하나씩 아이들에게 이 문장들을 소개합니다. "옳음과 친절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함을 선택해라." 이 문장은 제가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늘 건네고 싶었던 말과 정확히 겹쳤습니다. 제 경험상 아이들은 누가 먼저 친절을 건넬 때 그 친절을 그대로 돌려줍니다. 그걸 어기의 이야기가 증명해 보였습니다.

또 하나, 헬멧이라는 상징적 오브제(Symbolic Object)가 이 영화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쓰이는지도 주목할 만합니다. 상징적 오브제란 이야기 안에서 인물의 내면 상태나 주제 의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소품을 말합니다. 어기가 헬멧을 쓰고 있을 때와 벗었을 때의 차이를 따라가다 보면, 그것이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어기가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내면의 지도임을 알게 됩니다. 아빠가 헬멧을 몰래 숨겼다는 결말의 반전은 그래서 더 웃기고 따뜻합니다.

원더의 원작 소설은 R.J. 팔라시오 작가의 작품으로, 국내에는 "아름다운 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있습니다. 영화와 소설 모두 전 세계적으로 포용과 친절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학교에서 정식 독서 교재로 채택된 바 있습니다. 미국 공영 방송 NPR의 보도에 따르면(출처: NPR), 원작 소설은 출간 이후 전 세계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교육 현장에서 꾸준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 정보와 평점은 국내 영화 포털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출처: 네이버 영화), 네이버 기준 네티즌 평점은 2025년 8월 기준 9.55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점수는 수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습니다.

원더는 전체 관람가 영화이지만, 솔직히 어른이 더 많이 울게 되는 작품입니다. 113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저는 어기를 응원하기도 하고, 비아의 외로움에 공감하기도 하고, 잭 윌의 용기 앞에서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보고 나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먼저 친절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한 번쯤 이야기 나눠보셨으면 합니다. 원작 소설 "아름다운 아이"도 함께 읽으면 영화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인물들의 내면을 더 깊이 만날 수 있습니다. 원더 한 편이 가족 사이에 꽤 긴 대화를 만들어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