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서사 모르면 후반 전투 긴장감도 반감. 너자2를 보러 가기 전, 사실 1편을 챙겨보고 갈지 말지 고민했었다. 결국 시간에 쫓겨 1편 없이 극장에 들어갔는데, 후반부 용왕과의 대규모 전투 장면에서 그 판단이 아쉬움으로 돌아왔다. 화면은 분명 압도적이었지만, 나타와 오빙이 왜 저렇게까지 서로를 위해 싸우는지, 용왕과의 갈등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배경을 모르니 감정이 온전히 따라붙지 않았다. 스케일만으로도 충분히 볼거리는 됐지만, 서사의 무게까지 함께 느끼기엔 뭔가 한 뼘 부족한 느낌이었다.
1편 안 보면 반감되는 것들
너자2는 분명 단독으로도 볼거리가 넘치는 영화지만, 1편을 안 보고 가면 놓치는 게 생각보다 많다. 가장 크게 느낀 건 후반 대규모 전투 장면에서였다. 용왕과 하늘 세력이 총출동해서 맞붙는 그 장면 자체는 스케일만으로도 충분히 압도적이었다. 화면 가득 용들이 뒤엉키고, 나타와 오빙이 한 몸으로 힘을 합쳐 싸우는 액션 합도 몰아치듯 빨라서 보는 내내 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다. 용왕이 왜 그렇게까지 적대적인지, 나타와 오빙이 애초에 어떤 관계였길래 저렇게까지 서로를 지키려 하는지 배경을 모르니, 화면의 웅장함과는 별개로 감정이 따라붙질 않았다. 스케일은 느꼈지만 서사의 무게까지 온전히 느끼기엔 뭔가 한 뼘 부족했던 셈이다.
또 하나 크게 걸렸던 건 연꽃이었다. 타이이 진인이 자신의 힘을 다 써가면서 연꽃으로 나타와 오빙의 영혼을 살리려는 장면은, 영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뭉클했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연꽃이 1편에서부터 이미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등장했던 물건이라고 하더라. 그 사실을 모르고 보니 나에게는 그냥 신비로운 판타지 아이템 정도로만 다가왔다. 만약 1편에서 이 연꽃이 어떤 서사를 거쳐왔는지 알고 봤다면, 그 장면의 절박함과 희생이 훨씬 더 깊게 와닿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너자2는 액션과 비주얼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이지만, 감정의 결까지 온전히 받아들이려면 1편이라는 전제가 거의 필수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너자2 전투신, 몸에 힘 들어간 순간
영화를 보면서 물리적으로 몸에 반응이 온 건 이 장면이 처음이었다. 용왕과 하늘 세력이 총출동해서 맞붙는 마지막 대규모 전투, 그중에서도 나타와 오빙이 한 몸을 나눠 쓰며 힘을 합쳐 싸우는 순간이었다. 두 캐릭터가 번갈아 가며 몸을 주도하다가 완전히 합을 맞춰 하나가 된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카메라 워크가 확 빨라지고 액션이 몰아치듯 이어졌다. 화면 전환 속도에 맞춰 내 어깨도 어느새 잔뜩 긴장해 있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손바닥에 땀이 배어 있었다. 극장 스크린으로 보니 그 웅장함이 배가 되는 느낌이었고, 색채감도 화려해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이 반응이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전투 장면이 절정으로 치닫는 동안 주변 관객들도 다들 숨죽이고 화면에 집중하는 게 느껴졌고, 장면이 끝나는 순간에는 몇몇 자리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극장에서 박수까지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그만큼 그 전투 시퀀스가 관객들의 몰입을 제대로 끌어냈다는 증거였다. 나 역시 박수까지 치진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함께 박수를 보내고 싶은 기분이었다. 장면이 끝난 뒤에도 어깨에 들어갔던 힘이 쉽게 풀리지 않았고, 옆 사람과 말없이 눈빛만 주고받으며 그 여운을 나눴던 기억이 남는다. 액션 연출 하나로 관객 전체를 이렇게 하나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순간이었다.
마음속으로는 박수 치고 싶었던 느낌
마지막 전투 장면이 끝나고 화면이 서서히 잦아들 때, 나는 손을 마주치진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계속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 정도로 여운이 짙게 남는 장면이었다. 주변에서 실제로 박수를 친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 소리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난다.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감정이 벅차오른 게 오랜만이라, 스스로도 좀 신기했다. 화려한 액션과 서사의 무게가 동시에 몰아치니까, 눈으로는 화면을 보고 있는데 마음은 계속 뭔가에 반응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 여운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쉽게 가시지 않았다. 보통이면 크레딧 뜨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기 바쁜데, 이번엔 이상하게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화면 속 이름들이 하나둘 지나가는 걸 멍하니 보면서, 방금 본 장면들을 머릿속으로 계속 되짚고 있었던 것 같다. 옆 사람도 비슷했는지 서로 말없이 앉아 있다가, 한참 뒤에야 슬슬 일어나자며 자리를 정리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든 생각이, 이 영화는 한 번 더 봐야겠다는 거였다. 이미 결말과 전체 흐름을 알고 나니, 초반에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들이 사실은 다 복선이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 볼 땐 스토리 따라가기 바빠서 놓쳤던 디테일들이, 두 번째로 보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 같았다. 특히 초반 대사나 배경에 슬쩍 깔려 있던 장치들이 후반 전투나 감정선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다시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만큼 이 영화는 한 번만 보고 넘기기엔 아까운 작품이었다.
스토리 알고 보면 초반 복선이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한 번 더 볼 생각이다. 이번엔 결말을 이미 아는 상태로, 초반에 무심코 지나쳤던 대사와 장면들이 어디서부터 복선으로 깔려 있었는지 그것만 쫓아가며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