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박스오피스 리뷰
🎬 지금 뜨는 신작
불러오는 중...

✍️ 블로그이름 리뷰
불러오는 중...
🎬 신작 & 개봉예정
불러오는 중...
✍️ 리뷰 전체
불러오는 중...
📺 OTT 신작
불러오는 중...
🎥 박스오피스 TOP 12
불러오는 중...
📍 내 주변 영화관 찾기

캐치 미 이프 유 캔 리뷰, 수백 명 중 진짜 내 편은 세 명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핸드폰에 있는 연락처를 열어 봤어요. 저장된 이름은 몇 백 명이 넘는데 진짜 망설임 없이 누를 수 있는 번호는 딱 세 명 남더라고요. 화면 가득 깔린 수많은 이름 사이를 멍하니 스크롤하며, 겉으로는 사람들과 아무렇지 않게 잘 어울리는 척했지만 정작 내 속마음을 온전히 터놓을 사람은 손에 꼽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영화 속 프랭크가 크리스마스 밤에 정작 전화를 걸 곳이 없어 형사에게 연락을 했던 것처럼, 화려하게 포장된 인간관계 뒤에 숨겨진 헛헛함이 마음을 묵직하게 찔러왔어요. 수백 명의 이름 속에 정작 진짜 내 편은 몇 없다는 걸 눈으로 확인한 순간, 서늘한 공허함과 함께 가슴 한구석이 아려왔습니다.

캐치 미 이프 유 캔 리뷰, 연락처 수백 명 중 세 명

영화를 끄고 멍하니 휴대폰 주소록을 열어 스크롤을 내려보았어요. 수백 명의 이름이 빽빽하게 이어졌지만, 정작 마음이 무너질 때 아무 때나 망설임 없이 누를 수 있는 번호는 딱 세 명뿐이었죠. 순간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지면서 헛헛한 감정이 밀려왔지만, 그 세 명의 얼굴을 떠올리니 오히려 마음이 다정하게 채워지더라고요.

그 세 명은 제 인생의 가장 솔직한 계절들을 함께 통과해온 사람들이에요. 첫 번째는 아까 이야기했던 그 누런 편지의 주인이자, 제 가장 찌질하고 못난 모습까지 모조리 다 본 고향 친구예요. 잘나가는 척 포장할 필요도 없이 그냥 밑바닥 감정 그대로를 툭 던져놓을 수 있는 녀석이죠. 두 번째는 사회초년생 시절, 남들 다 나를 평가하고 재고 있을 때 유일하게 제 고충을 들어주며 따뜻한 소주 한 잔 사주던 옛 직장 선배예요. 겉치레뿐인 관계 속에서 진짜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해준 고마운 존재죠. 마지막은 세상 모두가 나를 오해하거나 외면해도 끝까지 내 편이 되어줄 거라는 확신이 드는 가족이고요.

화려한 신분으로 온 세상을 속였지만 크리스마스 밤 전화를 걸 곳이 없어 형사를 찾았던 프랭크를 보며 씁쓸함을 느꼈는데요. 이 세 명을 가만히 보면서, 비록 내 삶이 화려하진 않아도 프랭크처럼 한없이 외롭지는 않겠구나 싶어서 참 고마웠습니다. 수백 명 속 단 세 명, 그 숫자는 쓸쓸함이 아니라 제 삶을 지탱해 주는 든든한 뼈대였어요.

사회초년생의 가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5년 전 사회초년생 시절, 제 하루는 출근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시작됐어요. 1층에서 꽉 막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속은 실수할까 봐 불안해서 미치겠고 마음은 까맣게 문드러지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사무실 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 문이 싹 열리는 순간, 제 얼굴도 언제 그랬냐는 듯 180도 바뀌었죠. 어떤 야근이나 심부름도 웃으며 해내는 '밝고 일 잘하는 막내'의 가면을 냉큼 뒤집어쓴 거예요. 심지어 지쳐서 돌아온 집에서조차 힘들지 않냐는 부모님의 물음에 약해 보이기 싫어서 온갖 잘나가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를 이어갔어요.

하지만 하루 종일 온 힘을 다해 펼친 화려한 연기가 끝나고, 밤에 혼자 방에 들어와 불을 딱 끄고 누우면 참 가혹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꼭 화려했던 세트장의 조명이 한순간에 꺼진 것처럼 마음이 한순간에 텅 비어버렸거든요. 하루 종일 옷이 아니라 답답한 가면을 비틀어 벗어던진 느낌이었고, 내 진짜 감정은 어디에도 터놓지 못한 채 감춰둬야 했으니까요. 프랭크가 화려한 신분증 뒤에 외로운 소년의 모습을 숨겼던 것처럼, 제 진짜 밑바닥을 숨기려고 애쓰던 그 시절의 세트장은 참 서글프고 헛헛한 공간이었습니다.

정서적 노동, 몸이 아니라 연기가 사람을 말려 죽인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방 불을 끄고 누울 때면, 그건 단순히 옷을 벗어 던지는 게 아니었어요. 온종일 얼굴에 착 붙어 있던 꽉 막힌 가면을 억지로 비틀어 벗어던지는 기분에 가까웠죠. 무려 5년이나 지난 일인데도 그 당시 온몸으로 느꼈던 공허함과 숨 막힘은 아직도 피부 끝에 생생하게 남아있을 정도예요. 그때는 참, 내 진짜 감정을 눌러 담는 것 자체가 매일 감당해야 하는 거대한 전쟁 같았거든요.

사람들은 보통 신입 시절이 힘든 이유를 '일이 많아서'나 '야근 때문에 몸이 피곤해서'라고만 생각하곤 해요. 하지만 진짜 사람을 밑바닥까지 바짝 말려 죽이는 건 단순한 육체노동이 아니라 정서적 노동이었어요. 남들에게 욕먹지 않으려고, 나를 증명해 보이려고 온종일 '문제없는 사람', '늘 긍정적인 사람'인 척 연기하는 일 말이죠. 속으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처럼 긴장해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밝게 웃어야 했던 그 연기야말로 사람의 영혼을 갉아먹는 진짜 범인이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그때를 돌이켜보면 억지로 웃는 가면을 쓰고 스스로를 다그쳤던 제 모습이 참 애틋하면서도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참 많이도 버거웠을 텐데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혹은 내 약한 모습을 들키기 싫어서 혼자 그 무거운 세트장을 지키느라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그래도 그런 고단했던 시절을 지나오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은 단단해지고, 내 솔직한 밑바닥을 내보여도 괜찮은 소중한 사람들의 존재를 알아채는 지혜를 얻은 것 같아요.

영화 속 프랭크는 온갖 화려한 가면과 거창한 신분으로 세상을 속였지만, 결국 크리스마스 밤에 속마음을 털어놓을 곳 하나 없이 차가운 외로움 속에 갇혀 있었잖아요. 하지만 저는 비록 거창하고 화려한 삶은 아닐지라도,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따뜻한 사람 세 명이 곁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먼지 쌓인 옛 편지 속 고향 친구, 힘든 시절 소주 한 잔 건네주던 옛 선배, 그리고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가족까지. 그 존재들을 하나씩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차가웠던 마음에 온기가 돌기 시작하더라고요. 비록 제 삶이 화려하진 않아도 프랭크처럼 한없이 외롭지는 않겠구나 싶어서 마음 한구석이 묵직하게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