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박스오피스 리뷰
🎬 지금 뜨는 신작
불러오는 중...

✍️ 블로그이름 리뷰
불러오는 중...
🎬 신작 & 개봉예정
불러오는 중...
✍️ 리뷰 전체
불러오는 중...
📺 OTT 신작
불러오는 중...
🎥 박스오피스 TOP 12
불러오는 중...
📍 내 주변 영화관 찾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리뷰, 일렉트로가 옥타비우스보다 더 안쓰러웠던 이유

 


극장에서 그웬 사망 장면에 상영관 전체가 순간 조용해졌다. 그날 극장에서 평일 낮이라 스무 명 정도밖에 없었는데도, 그 적은 인원이 만들어내는 정적이 오히려 더 크게 느껴졌다. 다들 숨죽이고 화면만 보고 있는 그 몇 초 동안, 나 혼자만 충격받은 게 아니라는 걸 온몸으로 실감했다. 그 정적이 얼마나 선명했던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도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기대 없이 들어간 극장

이 영화를 보러 갈 때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전편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보고 나서 나쁘지 않다는 인상은 받았지만, 뭔가 확실하게 마음을 사로잡았다기보다는 애매하게 마무리됐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남아 있었다. 그래서 이번 속편도 그냥 시리즈를 이어가는 정도의 영화겠거니, 큰 감흥 없이 보고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극장에 들어갔다. 평일 낮 시간대라 상영관도 한산했는데, 그 텅 빈 좌석들을 보면서도 별다른 기대감 없이 그냥 편하게 자리에 앉았던 기억이 난다.

초반부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피터랑 그웬이 다시 만나고 관계를 회복해가는 과정, 일렉트로라는 새로운 악당이 등장해서 갈등을 만들어가는 흐름까지는 무난하게 즐기면서 봤다. 근데 영화가 후반부로 갈수록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너무 순조롭게 풀리는 것 같으니까 오히려 뭔가 나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계속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리고 그웬이 죽는 그 장면에서, 나는 완전히 다른 충격을 받았다. 스토리상 위험한 상황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 순간이 눈앞에서 펼쳐지니까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피터가 거미줄을 쐈는데 아주 근소한 차이로 늦어버려서 그웬을 구하지 못하는 그 디테일이 너무 잔인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순간, 스무 명 남짓 앉아 있던 그 한산한 상영관 전체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도 그 정적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다들 숨소리도 안 내고 화면만 응시하고 있는 그 몇 초가, 지금까지 봤던 영화들 중에서 가장 무거운 침묵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기대 없이 들어갔던 극장에서 이렇게까지 압도당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웬 사망 장면, 상영관 전체가 멈췄다

그 장면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여느 히어로 영화의 위기 상황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주인공이 아슬아슬하게 상황을 해결하는, 그런 익숙한 흐름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근데 피터가 거미줄을 쏘는 그 타이밍, 아주 근소한 차이로 늦어버리는 그 순간을 보는데 온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조금만, 정말 눈 깜짝할 정도로만 더 빨랐다면 그웬을 살릴 수 있었다는 그 잔인한 계산이 머릿속에서 바로 떠올랐고, 그게 이 장면을 훨씬 더 견디기 힘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상영관 전체가 그대로 멈춘 것 같았다. 평일 낮 시간대라 사람이 스무 명 정도밖에 없었는데, 그 적은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정적이 엄청나게 무겁게 느껴졌다. 누구 하나 숨소리도 크게 내지 않고, 팝콘 씹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그냥 화면만 응시하는 그 몇 초가 이상하게 길게 느껴졌다. 보통 극장에서는 크게 놀라는 장면이 나오면 여기저기서 작은 탄식이나 반응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번엔 그런 것조차 없었다. 다들 너무 충격을 받아서 반응할 겨를도 없었던 것 같다. 그 정적 속에서 나는 오히려 위안을 받았다. 나 혼자만 이렇게 무너진 게 아니라는 걸, 이 공간에 있는 모두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걸 그 침묵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했는데도 나는 쉽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방금 본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서 재생되면서, 뭔가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신기하게도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일어나는 사람들도 급하게 나가기보다는 천천히, 뭔가 여운을 안고 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스무 명 남짓한 그 조용한 상영관에서,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같은 상실감을 소화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일렉트로, 결핍의 시작점이 달랐다

이 영화의 악당인 일렉트로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스파이더맨2의 옥타비우스 박사가 떠올랐다. 둘 다 사고로 인해 힘을 얻고 그 힘에 잠식당해서 파괴적으로 변하는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으니까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 둘은 출발선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옥타비우스 박사는 원래 존경받는 과학자였다. 사람들이 그의 연구를 인정했고, 동료들도 있었고,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실험 실패라는 결정적 사고를 겪으면서 무너지는 거니까, 그 몰락의 낙폭이 컸다. 원래 가지고 있던 걸 잃어버리는 비극이었던 거다.

근데 일렉트로는 시작부터가 달랐다. 맥스 딜런이라는 인물은 애초에 세상한테 존재감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던 사람이었다. 회사에서도 그냥 있는 듯 없는 듯한 직원이었고, 사람들은 그의 이름조차 제대로 기억 안 해줬다. 그러다 스파이더맨한테 우연히 도움을 받고 나서야 처음으로 누군가한테 특별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느낌을 받는데, 그 감정이 너무 절실해서 오히려 보는 내가 마음이 아팠다. 그 짧은 순간의 인정이 이 사람한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가 그대로 전해졌다.

그래서 힘을 얻은 뒤에 폭주하는 과정도 옥타비우스처럼 '가진 걸 잃어버린 자의 분노'가 아니라 '평생 못 가져본 걸 뒤늦게 갈구하는 자의 폭발'처럼 보였다. 인정받고 싶었던 순수한 욕구가 뒤틀려서 파괴적으로 변하는 걸 보면서, 나는 옥타비우스보다 일렉트로 쪽이 훨씬 더 안쓰럽게 느껴졌다. 애초에 결핍의 시작점 자체가 더 근본적이고 아팠기 때문이다.

이 상실, 밝은 히어로물로 이어가선 안 됐다

그웬이 죽는 장면을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제 이 시리즈가 예전처럼 밝고 경쾌한 히어로물로 돌아갈 수는 없겠다는 거였다. 그전까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피터랑 그웬의 풋풋한 관계, 가벼운 유머, 액션의 재미 같은 요소들이 잘 어우러진 영화였다. 근데 그웬의 죽음은 그런 톤을 완전히 뒤엎어버릴 정도로 무거운 사건이었다. 이 정도의 상실을 겪은 캐릭터가 다음 편에서 다시 웃고 떠들면서 가벼운 히어로 놀이를 하는 건 뭔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영화 후반부에 피터가 완전히 무너져서 한동안 스파이더맨 노릇을 그만두는 모습을 보면서 그 생각은 더 확실해졌다. 사랑하는 사람을 자기 손으로, 그것도 아주 근소한 차이로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시간이 지난다고 쉽게 사라질 감정이 아니다. 이걸 다음 편에서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간다면 오히려 그웬이라는 캐릭터의 죽음이 가볍게 소비되는 것처럼 느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이 시리즈가 계속 새로운 악당 등장시키고 화려한 액션 보여주는 방향으로 이어가기보다는, 피터가 이 상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나가는지, 그 내면의 과정을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실을 겪은 사람이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충분히 힘 있는 서사가 될 수 있는데, 그걸 건너뛰고 그냥 다음 빌런과 싸우는 이야기로 넘어가 버리면 이 무거운 죽음이 그저 다음 편을 위한 장치로만 소비되는 셈이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여기서 시리즈의 톤을 완전히 다르게, 더 무겁고 성찰적인 방향으로 틀어야 한다고 느꼈다.

그웬 사망 후 시리즈가 밝은 히어로물로 이어가기보단 이 상실을 제대로 마무리 짓는 게 맞다고 느꼈다